|
<인간의 두 얼굴 : 내면의 진실 - 보이지 않게 나를 움직이는 착각의 그림자>
제작팀의 제목 선정에 있어서 우려했던 것 처럼 제목은 상당히 음침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책 표지 역시 왠지 모르게 무서운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도 이 책이 혹시 선한 척 하는 인간들이 실제로는 정말 악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나 혹은 인간 본연의 나약하고 악한 모습을 파헤치는 내용인가 싶어 읽어보고 싶은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제목에서 느껴지는 음침함과는 별개로 전체적인 내용은 인간 개개인의 <착각>에 대한 이야기들로 전개된다. 그리고 그 <착각>들은 모두 심리학적 실험들로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분석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심리학을 좋아하는지라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피그말리온 효과라던지 플라시보 효과, 후광 효과 등 익숙한 내용들이 많은 덕분이었다.
하지만 예상 못한 실험 결과들은 놀라운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길을 묻는 사람이 바뀌어도 알아차리지 못 하던 실험자들, 상담하던 의사가 바뀌어도 알아차리지 못 하던 실험자들, 이상형으로 자신의 얼굴과 가장 흡사한 사람을 뽑는 실험자들 등등 수많은 실험들이 소개 되고 그 흐름을 따라 가면서도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역시 " 어떻게 그럴 수 가 있지? 나라면 절대 안 그럴텐데!! " 하는 생각이었다. 물론 한편으로는 " 내가 정말 저들과는 다를 수 있으려나? " 하는 의심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또 개인적으로 <착각>이라는 표현에서 느껴지는 기존의 고정관념이 깨졌다. 왠지 <착각>이라고 하면 일상 생활에서 너무도 사소하고, 아무 일도 아닌 듯이 느껴졌는데 그렇게만 생각했던 <착각>의 개념을 부쉬고 그 범위를 너무도 넓게 확장시키면서 우리가 일으키는 착각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또는 얼마나 강력할 수 있는 지에 대해 보여주고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특히 마지막의 긍정적 착각에 관한 내용은 통상적으로 많이 알려진 <긍정의 힘>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았지만, 일반적인 긍정의 힘과는 다르게 긍정적 착각이 일으킬 수 있는 부정적 측면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지금까지 수많은 자기계발서류의 책에서 봐왔던 긍정의 힘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주는 계기가 됐다. 사실 많은 책에서 역설하는 긍정의 힘에 과연 정말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의문 조차 품지 않았었는데 말이다.
나의 무의식적 착각이 일으키는 행동과 그 행동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파장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며 긍정적 착각이 일으킬 수 있는 부정적인 면을 간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다 긍정적 착각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 겠다.
'나를 위한 > 책장 넘어가는 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형경 - 천 개의 공감 (0) | 2010.05.03 |
---|---|
§ 2010년 독서 목록 § (0) | 2010.01.19 |
공지영 -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0) | 2009.03.07 |
이외수 - 하악하악 (0) | 2009.03.07 |
밀란 쿤데라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0) | 2009.0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