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이수를 위해 관련 수업을 듣다보면 참 다양한 사람들을 접할 기회를 얻게 된다.
타고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뒤통수를 날려도 모자란 사람도 있다.
이렇듯 미래의 중등학교 교사를 지원하는 학생들이 참 많기도 한데
이들 중 선생님으로서의 자질을 갖고 임용을 준비하는 학생이 참 드물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주는 학교에서 수강신청 정정으로 바쁜 기간이었다.
조교실 전화가 분주히 울리고, 수많은 학생들이 조교실을 드나들었다.
정정기간이라 늦장을 부리던 나는 허겁지겁 강의실로 달려갔다.
웬걸, 강의실은 이미 다른 수업 중이였다.
나와 같이 늦은 학생 하나와 함께 조교실에 찾아가보니, 하루 이틀 전에 시간을 옮겼단다.
조교선생님은 "한 학생이 자기 과 전필이랑 시간이 겹쳐서 옮기게 됐는데, 이것도 확정된 건 아니야" 라고 하셨다.
시간이 옮겨진다 해도 수업 듣는데 지장이 없어서 나오려는데 나와 함께 조교실에 간 학생이 말했다.
"한 학생 때문에 수업 시간을 자꾸 바꾸시면 다른 학생들은요?"
그러자 조교선생님은 그 학생의 처지를 말하며 선처를 구하셨다.
학생의 처지는 이랬다. 학생은 5년째 대학에 다니고 있고, 올해는 마지막 학기란다.
복수 전공 교과의 교과교육론 수업이었는데 1학기에만 개설하므로 이번에 듣지 못 하면 내년 이 맘 때 다시 들어야 했다.
때문에 그 학생은 일주일째 과실을 드나들며 부탁하고 또 부탁했고
조교선생님은 그 학생을 위해 욕을 먹고 또 먹어가며 옮기셨단다.
조교선생님은 "이제 학생들에게 욕먹는 일만 남았어~"라며 웃으셨다.
한 시간을 기다려, 드디어 수업시간.
과실에서 자주 봤던 학생이 보여, '저 학생인가?' 하며 멍때리고 있는데 조교선생님이 들어오신다.
조교선생님은 학생의 처지를 말하며 혹시 한 시간 더 뒤로 미루면 안 되는 학생이 있냐고 물으셨다.
두어 명의 학생이 일과가 있었고, 그 일과는 토익과 학원 등 이었다.
조교선생님은 학교 수업이 아니면, 같은 학생끼리 조금 양보해 달라며
함께 졸업할 수 있도록 조금씩 도와달라는 말을 남기시고는 나가셨다.
교수님이 오셨다.
교수님은 학생에게 자기소개를 시키고는 처지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라셨다.
학생은 자기소개를 하다가, 어느 새 울고 있었다.
강의시간을 옮길 수 있겠냐는 교수님의 물음에 미룰 수 없다던 학생들의 일과는 어느새 학교 수업으로 바뀌어 있었다.
서너 번 다른 시간대를 제안했지만, 그 학생들이 다시 자신의 수업과 겹친다고 하였다.
나는 어이가 없었다. 자꾸 시간이 겹친다는 학생들은 왜 그들뿐인지..-_-
그래, 사실은 그 학생들이 정말 수업이 있어 그러는지 아닌지 의심이 갔다..-_-
그 학생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었다. 분명 그 학생도 잘못이 있었다.
하지만 조금 양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그래, 토익 수업이 있을 수도 있고, 학원을 다닐 수도 있다.
어떤 학생은 토익 수업이 너무너무 중요할 수도 있고, 학원 수강이 너무너무 중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입장이라 생각하면 그렇게 중요할까?
자신이 그 학생의 입장 이였다면 토익이라던지, 학원이라던 지가 그렇게 중요했을까?
어쩌면 나 역시, 작년에 수강하려다 전필 때문에 수강하지 못했던 경험 때문에 그 학생이 더 가여워 보였을 수도 있다.
어쩌면 나 역시, 다음 학기에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 역시, 그 교과는 복수전공이라 그랬을 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그 학생의 처지가 안타깝고,
반대하던, 그리고 말 바꾸던 학생들의 이기심이 속상하고,
그런 학생들이 미래의 중고등학생들을 가르치려 한다는 사실이 너무 걱정된다.
그저, 교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기를 바랄 뿐이다.
아버지는 항상 말씀하셨다.
"암만 공부 잘해도 아무 소용없다. 먼저 사람이 돼야지."
그러면 나는 항상 말했다.
"암만 사람 대봐요, 선생 될 수 있나? 선생하려면 공부를 잘해야죠."
아버지는 항상 내가 선생님이 되길 바라시지만,
나는 내가 선생님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왔고, 그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제 곧 교생실습을 나가는데 내가 잘해낼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이 고개를 든다.
선생이 되느냐, 선생님이 되느냐-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에게 달려있는 문제일 것이다.
ps. 저장하기를 누르려는데 악플이 올라올까봐 겁이 나 ps를 쓰게 된다ㅠ 으악!!! 악플반사!!
타고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뒤통수를 날려도 모자란 사람도 있다.
이렇듯 미래의 중등학교 교사를 지원하는 학생들이 참 많기도 한데
이들 중 선생님으로서의 자질을 갖고 임용을 준비하는 학생이 참 드물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주는 학교에서 수강신청 정정으로 바쁜 기간이었다.
조교실 전화가 분주히 울리고, 수많은 학생들이 조교실을 드나들었다.
정정기간이라 늦장을 부리던 나는 허겁지겁 강의실로 달려갔다.
웬걸, 강의실은 이미 다른 수업 중이였다.
나와 같이 늦은 학생 하나와 함께 조교실에 찾아가보니, 하루 이틀 전에 시간을 옮겼단다.
조교선생님은 "한 학생이 자기 과 전필이랑 시간이 겹쳐서 옮기게 됐는데, 이것도 확정된 건 아니야" 라고 하셨다.
시간이 옮겨진다 해도 수업 듣는데 지장이 없어서 나오려는데 나와 함께 조교실에 간 학생이 말했다.
"한 학생 때문에 수업 시간을 자꾸 바꾸시면 다른 학생들은요?"
그러자 조교선생님은 그 학생의 처지를 말하며 선처를 구하셨다.
학생의 처지는 이랬다. 학생은 5년째 대학에 다니고 있고, 올해는 마지막 학기란다.
복수 전공 교과의 교과교육론 수업이었는데 1학기에만 개설하므로 이번에 듣지 못 하면 내년 이 맘 때 다시 들어야 했다.
때문에 그 학생은 일주일째 과실을 드나들며 부탁하고 또 부탁했고
조교선생님은 그 학생을 위해 욕을 먹고 또 먹어가며 옮기셨단다.
조교선생님은 "이제 학생들에게 욕먹는 일만 남았어~"라며 웃으셨다.
한 시간을 기다려, 드디어 수업시간.
과실에서 자주 봤던 학생이 보여, '저 학생인가?' 하며 멍때리고 있는데 조교선생님이 들어오신다.
조교선생님은 학생의 처지를 말하며 혹시 한 시간 더 뒤로 미루면 안 되는 학생이 있냐고 물으셨다.
두어 명의 학생이 일과가 있었고, 그 일과는 토익과 학원 등 이었다.
조교선생님은 학교 수업이 아니면, 같은 학생끼리 조금 양보해 달라며
함께 졸업할 수 있도록 조금씩 도와달라는 말을 남기시고는 나가셨다.
교수님이 오셨다.
교수님은 학생에게 자기소개를 시키고는 처지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라셨다.
학생은 자기소개를 하다가, 어느 새 울고 있었다.
강의시간을 옮길 수 있겠냐는 교수님의 물음에 미룰 수 없다던 학생들의 일과는 어느새 학교 수업으로 바뀌어 있었다.
서너 번 다른 시간대를 제안했지만, 그 학생들이 다시 자신의 수업과 겹친다고 하였다.
나는 어이가 없었다. 자꾸 시간이 겹친다는 학생들은 왜 그들뿐인지..-_-
그래, 사실은 그 학생들이 정말 수업이 있어 그러는지 아닌지 의심이 갔다..-_-
그 학생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었다. 분명 그 학생도 잘못이 있었다.
하지만 조금 양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그래, 토익 수업이 있을 수도 있고, 학원을 다닐 수도 있다.
어떤 학생은 토익 수업이 너무너무 중요할 수도 있고, 학원 수강이 너무너무 중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입장이라 생각하면 그렇게 중요할까?
자신이 그 학생의 입장 이였다면 토익이라던지, 학원이라던 지가 그렇게 중요했을까?
어쩌면 나 역시, 작년에 수강하려다 전필 때문에 수강하지 못했던 경험 때문에 그 학생이 더 가여워 보였을 수도 있다.
어쩌면 나 역시, 다음 학기에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 역시, 그 교과는 복수전공이라 그랬을 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그 학생의 처지가 안타깝고,
반대하던, 그리고 말 바꾸던 학생들의 이기심이 속상하고,
그런 학생들이 미래의 중고등학생들을 가르치려 한다는 사실이 너무 걱정된다.
그저, 교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기를 바랄 뿐이다.
아버지는 항상 말씀하셨다.
"암만 공부 잘해도 아무 소용없다. 먼저 사람이 돼야지."
그러면 나는 항상 말했다.
"암만 사람 대봐요, 선생 될 수 있나? 선생하려면 공부를 잘해야죠."
아버지는 항상 내가 선생님이 되길 바라시지만,
나는 내가 선생님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왔고, 그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제 곧 교생실습을 나가는데 내가 잘해낼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이 고개를 든다.
선생이 되느냐, 선생님이 되느냐-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에게 달려있는 문제일 것이다.
ps. 저장하기를 누르려는데 악플이 올라올까봐 겁이 나 ps를 쓰게 된다ㅠ 으악!!! 악플반사!!
'나를 위한 > 연필 닳는 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03.19] 바보엄마, 그리고 엄마 (0) | 2009.03.22 |
---|---|
[2009.03.12] 하이힐의 고통을 참아내는, 그대 이름은 여자! (0) | 2009.03.12 |
[2009.02.19]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0) | 2009.02.19 |
[2009.02.09] 교육실습조사서와 실습비 (0) | 2009.02.09 |
[2008.12.03] 벌써, 12월! (0) | 2008.12.03 |